어느덧 시골집은 고향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여행하면서 우연히 시골집을 사게된후
아직도 후회란걸 해본적이 없다.
어느덧 20년정도의 세월이 흘렀으니
그곳이 고향과도 같은곳이 되어버렸다.
우리가정의 어려움이 있을 때
그때도 시골집이 우리를 지켜준곳이 아닌가?
처음 그곳을 마주했을 때만 해도,
그저 낯설고 조용한 시골 마을의 평범한 집이었고
잠시 발길이 닿은 쉼터에 불과했다.
그런데로 방치하며 가끔씩 찾아갔다.
치열한 일상의 속도에서 벗어나,
아주 가끔 숨을 고르기 위해 찾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하나둘 쌓이면서,
무심히 지나치던 풍경들은
점차 삶의 일부로 스며들었다.
봄이면 얼어붙은 땅을 뚫고
돋아나는 여린 싹들이 보였고,
여름이면 짙어지는 녹음 아래서
매미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땀을 식혔다.
가을의 해 질 녘, 붉게 물드는
산과 들녘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켜켜이 쌓였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곤 했다.
겨울에 눈이 오면 엄청 많이오기 때문에
고구마라도 구워먹으면 좋을 듯 했다.
그렇게 사계절의 순환을
온몸으로 겪어내는 동안,
낯설었던 시골집은
어느새 가장 익숙하고
따뜻한 안식처로 변해갔다.
고향(故鄕)이라는 단어는
반드시 태어나고 자란 곳만을
의미하지는 않는 듯하다.
지친 하루 끝에 문득 떠오르는 곳,
눈을 감으면 선명하게 그려지는 길목,
그리고 언제든 돌아가면
나를 묵묵히 품어줄 것 같은
든든한 믿음이 있는 곳.
온전히 마음을 내려놓고
쉴 수 있다면
그곳이 곧 고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느새 그 공간과 시간의 일부가
되어버린 지금.
어느덧 시골집은,
나에게 진짜 고향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남편은 사업실패후
시골집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만약 시골집이 없었다면
어떻게 어려움을 해결할수있었을까?
현재는 남편이 혼자 머물면서
가끔씩 찾아오는 라쿤들도 챙기고
집에 붙박이로 사는 길고양이들을 챙기면서
책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고
시골집 근처에 멋진 수영장도 몇 년전에 생겨서
수영도하고 헬스도 한다.
집 마당에서 먹을 야채도 키우고
과일나무도 키우고 친구들 만나러
도시로 나가기도 한다.
자유로운 생활이다.
시골집이 있기에 가능하다.
도시에 사는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 오이소배기를 만든다고
마당에서 부추를 따달라고 했다.
나는 부추를 필요한 만큼 따다 주었다.
특별히 씨를 뿌려 키운게 아니다.
해마다 그 자리에 난다.
그런게 한두개가 아니다.
깻잎,부추, 돋나물,머위, 민들레,쑥, 취나물 등
건강에도 좋은 야생 야채들이
마당에 한가득이다.
야채 사러갈일이 별로 없다. 마켓이다.
우리는 절데 야채나 과일나무를 키우기위해
농약을 쓰지않는다.
그랬더니 모든게 천연 무농약 먹을 재료다.
상추도 먹음직하게 자라 있었다.
남편은 오이소배기를 뚝닥 만들었다.
나는 남편과 고기와 오이소박이,
마당에서 딴 상추와 머위,
그리고 민들레 잎으로 만든 무침등으로
한상 차려놓고 맛있게 식사했다.
남편은 내가 갈 때 싸가라고
오이소배기를 만들때 싸두었다.
남편이 지금은 친정엄마의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달에 한번정도 가는 시골집이지만
엄마대신 남편이 있는곳이다.
서로의 자유가 있고
각자의 생활데로 살고있으면서
우리는 각자의 생활에 만족하고
즐겁게 살고 있다.